정보처리기사 및 자격증 시험 준비 후기
시험 동기
국비 IT학원을 등록했을 때 강사님으로부터 정보처리기사는 공부해보는 게 좋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 계기였다. 당시 나는 한 사람분의 일을 해낼 수 있는 개발자가 되기 위한 의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비전공자이자 이십대 후반이라는 패널티를 극복해내고 성공적인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해내야 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런 내게 내가 알아야할 개발자로서의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공부를 할 수 있고 합격했을 경우 그 인증까지 나오는 자격증 공부라는 것은 귀를 혹하게 하는 데가 있었다. 나는 그 길로 정보처리기사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대학교 4년제 졸업을 했다면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고 컴공과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을 맛볼 수 있다 등등의 이야기들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컴공과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맛볼 수 있다는 이야기에서 특히 메리트를 느꼈는데, 내가 이 국비 IT학원을 통해서 개발자 취업을 한다면 과연 전공자와는 어떤 점에서 차이가 나고 내가 어떤 부분에서 그것을 메울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외에 도전해볼만한 자격증에 대한 글들도 읽어보았다. 네트워크 관리사, 리눅스 마스터, 오라클 DB 자격증에 흥미가 생겼다. 각각 통신, 운영체제, 데이터베이스로 학원에서 프로그램을 만들 때 응용하던 기술이었기에 특히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오라클 DB자격증은 가격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일찌감치 포기했다. 최종적으로 준비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정보처리기사, 리눅스 마스터 1급, 네트워크 관리사 2급이었다.
필기 준비 과정 및 시험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막막하기 그지 없었다. 당장 서점에 가서는 시나공 정보처리기사와 이기적 리눅스 마스터, 이기적 네트워크 관리사라는 책을 샀다. 딱히 책의 평가에 대해서 깊이 알아본 것은 아니었고 시나공은 유명했기에, 이기적 시리즈는 사이트에서 강의 영상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선택했다. 시나공 책은 관련 지식들이 잘 정리되어 있긴 했지만 어떻게 공부를 해야하는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공부해야할 범위는 넓었고 IT학원 프로젝트 및 다른 자격증 공부와 병행해야 했기에 공부 계획과 진도 가이드라인을 잘 잡는 게 중요했는데, 책만으로는 아무래도 그게 어려웠다. 그랬기에 나는 인터넷 강의를 알아보았다. 마침 기사퍼스트라는 사이트의 광고를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유튜브 등지에서 정보처리기사 관련 검색을 하다보니 알고리즘으로 나타난 광고인 듯했다. 강의를 소개해주는 샘플 강의를 보고 곧장 결재를 했다. 강의를 보면서 진도를 나가는 것 자체가 계획을 세우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았고 사이트 자체에서 제공해주는 모의고사 문제 등도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관리사는 시험자체 난이도는 무척 낮아보였고 심지어는 문제 유형이 반복되는 모습도 보여서 합격하는 건 문제가 아닐 듯했고 관련 지식을 가능한한 쌓는 걸 목표로 하며 책 위주로 공부했다. 리눅스 마스터는 이기적 책 사이트에서 관련 영상을 보면서 공부했다. 필기 시험의 순서는 네트워크 관리사- 정보처리기사 - 리눅스 마스터 이 셋이 일주일 간격으로 이루어졌다. 학원과 병행하면서 하는 시험 공부는 하루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빡빡했다. 딴 짓을 하는 데에 한 눈을 팔 수 없었고 관련 지식을 내 머릿속에 넣는 것에만 집중해야 했다. 스스로 정말 열심히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첫번째 시험인 네트워크 관리사는 손쉽게 합격했다. 떨어지는 게 어려울 정도로 기출문제만 풀면 하루 만에도 합격하겠다 싶은 시험이었지만 나의 목표는 네트워크 관련 지식을 얻는 것이지 시험 합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OSI 7계층이나 동기식, 비동기식과 같은 지식을 확실히 쌓아 놓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
두번째 시험인 정보처리기사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던 시험이었기에 다른 시험들보다 더 착실하게 공부를 해둔 상태였다. 꽤 범위가 넓다고 여기면서도 이걸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정말 사소한 부분까지 외우며 공부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컴퓨터가 전반적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의 흐름에 대해서 하나의 그림을 그릴 수 있을만큼 배울 수 있었다. 시험 결과는 91점으로 합격이었다. 상대적으로 쉬운 시험이었지만 고득점으로 합격한 것은 만족스럽고 뿌듯한 경험이었다.
세번째 시험인 리눅스 마스터는 아쉬운 결과를 만들었다. 리눅스 마스터 1급은 생각했던 것보다 외울 것들이 많았고 정보처리기사에 집중한 만큼 소외되어 있었다. 정보처리기사 시험이 끝나자마자 학원공부 외에는 리눅스 마스터 공부를 집중적으로 진행했지만 합격선까지 가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공부량이었다. 불합격은 아쉬운 일이었지만 남는 게 없는 건 아니었다. 리눅스를 통해서 서버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어떻게 관리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고 운영체제의 차이가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컴퓨터를 다룬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도전에는 실패가 따르기 마련이고 그 실패를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다시 한 번 더 배울 수 있었기에 좋은 경험이었다.
실기 준비 및 시험
실기도 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리듬으로 공부를 지속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리눅스 마스터가 빠짐으로서 공부 부담이 줄었다는 것과 학원에서 마지막 포트폴리오를 만드느라 학원 공부 부담은 늘었다는 것 정도가 있었다. 네트워크 관리사 실기는 관련 학습 정보가 적어서 애를 먹었다. 시험은 컴퓨터로 진행되고 라우터 설정 및 윈도우 서버 시스템 설정을 가상 환경에서 실제로 해야했는데 이를 실습하고 연습하는 것이 까다로웠다. 다행히 '햄릿슈'라는 유튜버가 이에 대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기에 그것을 보고 참고하는 것으로 관련 공부를 할 수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것은 케이블 만들기를 연습한 것이었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뼛속까지 문과였던 나는 케이블 선을 만지고 조립하는 게 무척 새로웠기 때문에 재미있어 하면서 진행했다. 재미있었다고 하니 실기시험 특유의 답답하고 괴로운 부분도 있었는데, 대부분의 문제가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의 형태로 제출되다 보니 철자가 틀린다든지 하는 문제가 있을까봐 불안해진다는 점이었다. 나는 그런 지점에서 실수를 많이 하는 편이었기에 더욱 신경이 쓰이는 편이었다. 시험이 끝나고 가채점을 할 때에도 내가 과연 내가 제대로 썼을까하는 불안감에 분명 가채점은 합격인데도 합격자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불안해했다. 네트워크 관리사는 합격자 발표가 나왔고 합격했지만 정보처리기사는 한 달뒤에 발표가 있기에 한 동안은 답답해해야 할 듯하다.
정보처리기사 실기 공부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실기 공부나 필기 공부나 암기 공부였고 그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까다로운 부분은 용어를 그 자체로 외우고 있어야만 답을 쓸 수 있다는 점이었다. 완전히 체계적으로 암기를 해놓지 않은 문제가 나오면 그 문제를 풀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포기해야만 했기에 체계적 암기가 필요했다. 여기서 하나 더 문제가 붙는데 그 문제란 공부해야할 범위가 넓다는 것이었다. 필기 때는 넓은 범위여도 추상적으로 외우고 있으면 사지선다 문제를 보면서 답을 추론할 수 있었기에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게 가능했지만 실기는 체계적 암기를 넓게 해내야 했기에 그 지점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필기 때부터 꾸준히 공부를 해왔고 기사퍼스트에서 제공해주는 문제들을 풀어나가면서 나올 문제들에 대한 답을 생각해내는 연습이 되면서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시험은 필기 때와 마찬가지로 쉽게 나왔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익숙해져 있던 JAVA, C, Python, sql문제는 손쉽게 합격했고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던 약술형 문제가 나오지도 않았기에 수월했다. 단답형은 생각했던 것보다 내가 확실히 외우지 못한 부분이 많이 나와서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가채점 결과는 14개가 맞았고 합격인데 앞서 말했던대로 내가 실수한 부분이 있을까봐 혹시 모른다는 불안이 있는 편이다.
준비했던 자격시험이 모두 끝나고 이제 정말 취업을 위해서 발을 내딛을 때가 되었다는 실감이 든다. 자격증 발표가 나올 때까지 포트폴리오 준비도 착실히 하며 나를 성장 시켜나가고,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어보면서 나에 대한 평가도 가늠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